가을시 모음 조병화, 나태주, 이외수, 이해인, 안도현, 용혜원, 김재진, 김초혜, 오세영 시인 짧은 가을 시

가을시 모음

조병화, 나태주, 이외수, 이해인, 안도현, 용혜원, 김재진, 김초혜, 오세영 시들의 가을을 담은 시들의 세계 짧은 가을 시 모음

가을은 문학과 예술에서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습니다. 특히 시에서 가을은 그 풍부한 색감과 서정적인 분위기로 많은 시인들에게 사랑받는 계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러 시인들이 표현한 가을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 가득한 가을시 모음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조병화 시인의 “가을”

가을 –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조병화 시인은 가을을 통해 섬세하고 감성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합니다. 그의 시에서 가을은 색채와 감정이 풍부하게 어우러진 계절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합니다.

김초혜 시인의 “가을의 시”

가을의 시 –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김초혜 시인은 가을의 정취를 통해 인생의 여러 단계와 감정들을 표현합니다. 그녀의 시는 가을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통해 삶의 여러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가을이 나를 보고”

가을이 나를 보고 – 나태주

고백할 것이 있으면 고백하라 한다.
죄진 것이 있으면 회개하고
빚진 것이 있으면 부채 명세서를 공개하라 한다.

고백할 것이 있으면서 고백하지 않고
죄진 것이 있으면서 회개하지 않고
빚진 것이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으면
청진기를 들이대겠다고
사뭇 으름장이다.

가을은 돋보기 안경알 너머
나를 관찰하는 누군가의 눈,
껌벅이지 않는 눈,
너무나 맑고 비정적이고
이지적이다.

가을 앞에서 나는 조그맣고 보잘것없는
한 마리 곤충
가을아,
잠깐만 너의 눈을 감아 주지 않으련…

나태주 시인은 가을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깊은 연결을 탐구합니다. 그의 시에서 가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삶의 일부, 감정의 표현으로 나타납니다.

김재진 시인의 “가을 그림자”

가을 그림자 – 김재진

가을은 깨어질까 두려운 유리창
흘러온 시간들 말갛게 비치는
갠 날의 연못
저물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찾으러
집 나서는 황혼은
물 빠진 감잎에 근심 들이네
가을날 수상한 나를 엿보는
그림자는 순간접착제
빛 속으로 나선 여윈 추억 들춰내는
가을은 여름이 버린 구겨진 시간표

김재진 시인은 가을의 그림자를 통해 쓸쓸함과 고독,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합니다.

이외수 시인의 “가을의 창문을 열면”

가을의 창문을 열면 – 이외수

어디쯤 오고 있을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 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이외수 시인은 가을의 창문을 통해 외부 세계와 내면세계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풍경을 통해 내면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해인 시인의 “가을바람”

가을바람 – 이해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은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 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이해인 수녀는 가을바람을 통해 삶과 사랑,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위안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그녀의 시는 따뜻한 감성과 함께 가을바람의 속삭임을 들려줍니다.

나상국 시인의 “가을이 내게 말하네”

가을이 내게 말하네 – 나상국

가을이 내게 말하네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인데
뭘 하느냐고 “

가을은 또 말하네
“누군가 사랑하려면
마냥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무작정 길을 나서서
사랑을 찾아보라고 “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단풍이 왜 저렇게 붉은 줄
너는 아느냐고 “
그 뜻을 잘 새겨 보라네

난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
왜 단풍이 저렇게 화려한 색의
옷으로 갈아입을까?
단풍이 곱게 물드는 이유는
나무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라네

가을이 내게 하고자 하는 말은
사랑은 스스로 찾아서
스스로 지키고 가꾸라는
말인 듯하네

나상국 시인은 가을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삶의 깊이와 의미를 탐구합니다. 그의 시에서 가을은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전달하는 메신저로 등장합니다.

안도현 시인의 “가을 엽서”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시인은 가을 엽서를 통해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의 연결을 상징합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색감과 감정을 담은 엽서를 통해 사랑과 그리움을 전달합니다.

김시현, 이지영, 홍경애 시인의 “가을 편지”

가을 편지 – 김시현
사랑한다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끝내 쓰지 못하고
가슴에 고여 출렁이는
그 여러 날 동안

내 마음속 숲에도
단풍이 들어
우수수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렇게 당신의 뜰 안에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밤마다 밤마다
울먹이는 숲길을 건너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가을 편지 – 홍성애

아득한 갈색 추억이
그리움으로 다가오면

찬란한 여명이
산자락에서 단풍 되어
저 높이 날으는 철새처럼
자유가 그리워 둥지를 틀고

청명한 이 가을 하늘을
노래하는 채색의 그리움

오늘도 호숫가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한 폭의 수채화를
투명하고 아름답게 그려 가려나

가을 편지 – 이지영

한 해를 매달려
가슴앓이하던 그대
빠알갛게 물들어 가을을 탄다
휑한 보도 위 구겨진 낙엽같이
두서없는 편지를 쓴다
한 해에 한 번 이 가을에
못다 부른 노래
주고 싶었던 정, 빚진 모든 것들
봇물 터지듯
한 통에 쏟아붓는다

누구도 그대가 되어
그대의 편지를 받아 보라
지친 해거름의 침몰에
남루의 옷으로 서성이는 자신
그대 편지는 자신을 비추어 보는
맑고 깊은 옹달샘
거기엔 그대와 내가 보이고,

가을은 끝없는 편지를 쓴다
수채화 같은 사연을 담아
그대를 보내고 있다.

세 명의 시인이 각각 쓴 “가을 편지”는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메시지와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들은 가을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각자의 독특한 시선과 감성을 드러냅니다.

이승훈 시인의 “또 가을이다”

또 가을이다 – 이승훈

피는 불이 되고
불은 연기가 된다
이제 나는 연기다
나는 풀풀풀 날린다
시간이 딸꾹질하는 뇌에는
연기만 가득하다
또 가을이다

이승훈 시인은 반복되는 가을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서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그의 시는 계절의 순환을 통해 삶의 순환과 연결되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서무 너와 걸었던 연희공원 쓸쓸한 낙엽 뒹구는 거리를 잊지 못한다.

이남일 시인의 “가을의 침묵”

가을의 침묵 – 이남일

인생은 가을볕처럼
잠깐 쬐다 가는 것

우리 서로
묻지 않으면 침묵하자

만남은 짧게
대화도 길지 않게

슬픔 따윈 우리
가슴 깊이 묻어두기로 하자

이남일 시인은 가을의 침묵 속에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조용한 순간들을 통해 자기 성찰과 내면의 통찰을 탐구합니다.

오세영 시인의 “가을에”

가을에 –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오세영 시인은 가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탐색합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와 본질을 탐구합니다.

추경희 시인의 “가을엔 1”

가을엔 1 –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 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낯익은 벌레 소리
가슴에서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했던 한 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추경희 시인은 가을의 시작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변화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그녀의 시는 가을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천양희 시인의 “오래된 가을”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천양희 시인은 오래된 가을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서의 변화를 조명합니다. 그의 시는 가을의 반복을 통해 삶의 깊이와 의미를 탐색합니다.

임영준 시인의 “가을아, 어쩌라고”

가을아, 어쩌라고 – 임영준

그렇게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매몰차게 뿌리치면
우린 어쩌라고

툭 건드리면 터져버릴 듯
울먹거리면서
구석구석 후벼대면
난 어쩌라고

새파랗게
뭣도 모르는 것처럼
다 내려놓고 떠나버리라고
자꾸만 흘겨대면
다들 어쩌라고

임영준 시인은 가을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삶의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탐구합니다. 그의 시는 가을이라는 계절을 통해 인간 존재의 다양한 면모를 탐색합니다.

용혜원 시인의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가을비 내리는 길을 걸으면 – 용혜원

가을에 축축하게 비 내릴 때마다
나무들은 알몸이 되고 싶은지
단풍 든 잎새들을 떨궈냈다

비 내리는 길 바라보고 있으면
고독 속에 신열을 앓던
외로움 덩어리가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거리에 떨어진 낙엽들이
흥건히 빗물에 젖고
한산해지는 저녁 무렵
가을 길을 걷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몰랐다

가을은 왜 우리 가슴에
짙게 머물다 가는가

세월 가듯 구름 가듯
모두가 떠나가야 하는
삶의 의미를 알려준다

가을비가 내리면
단풍으로 물든 이야기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가을빗속을 걸어 들어가며
사랑하는 이와 다정하게
팔짱 끼고 걸으면
아픈 자국을 남겨놓고 떠나는
가을도 쓸쓸하지만은 않다

용혜원 시인은 가을비와 함께 걷는 길을 통해 성찰과 치유의 여정을 묘사합니다. 그녀의 시는 가을비의 정취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감정의 깊이를 탐구합니다.

허영자 시인의 “씨앗”

씨앗 – 허영자

가을에는
씨앗만 남는다

달콤하고 물 많은
살은
탐식하는 입속에 녹고
단단한 씨앗만 남는다

화사한
거짓 웃음
거짓말
거짓 사랑은 썩고

가을에는
까맣게 익은
고독한 혼의
씨앗만 남는다

허영자 시인은 씨앗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녀의 시는 가을의 씨앗을 통해 삶의 새로운 가능성과 재생의 미학을 탐구합니다.

김준엽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김준엽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김준엽 시인은 인생의 가을을 통해 삶의 변화와 성찰을 탐구합니다. 그의 시는 인생의 가을을 통해 삶의 깊이와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서무 너와 함께 가을을 만끽했던 강화도의 절 풍경이 여전히 눈을 감으면 떠 오른다.

가을은 시인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사유의 계기를 제공하는 계절입니다. 각각의 시인들은 가을을 통해 삶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고, 그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깊은 연결을 느낍니다. 이러한 시들은 가을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삶의 깊은 의미를 전달하며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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