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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에 대한 고찰

부부싸움에 대한 고찰

아침부터 별거 아닌 걸로 다퉜다.

출근하는 길에 골전도 이어폰을 귀에 꼽고 길을 나서자 아내가 말했다.

“운전할 때는 끼지마”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

“차에 타면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차로 바뀌어”

여기까지 이게 뭐 그리 싸움거리일까마는… 아내가 한마디 덧붙인다.

“아니 그러니까 혹시나 끼고 탈까 봐”

내가 세 살 먹은 애도 아니고, 이미 내 대답은 ‘당연하지, 그리고 시스템적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으니 걱정 마’인데…

항상 아내는 대화가 저런 식이라 갑자기 빈정이 상해서 내가 한마디 뱉었다.

“자기는 항상 그러니까~라고 하는 거 좀 하지 마 니가 잔소리할 때마다 내가 뭔 대답을 해도 왜 항상 그래?”

이렇게 싸움은 시작됐다.

부부싸움에 대한 고찰

[가족. 마누라] [오전 8:35] 내가 아침부터 괜한 말을 했다. 말 안 해도 알아서 잘할 것을… 또 잔소리를 한 꼴이 돼버렸네. 미안하다. 앞으로는 잔소리를 더 안 하게 주의할게.

[낯선 공간] [오전 9:37] 니 잔소리가 거슬리는게 아냐. 니가 잔소리할 때 내 딴에는 니 잔소리에 호응하는 의미로 안심시키는 의미로 대꾸를 할 때도 있고, 어쩔 땐 맞장구를 칠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정말 의견이 상반되서 변명할 때도 있는건데 그 모든 경우에 대해서 너는 “그러니까 ~’하잖아. ” 이렇게 얘기하는게 “그냥 내 말들어 왜 토달아. 뭐가 됐든 내말만 옳아” 이렇게 들려. 너 입장에서 너대로 옳은 의도가 있겠지만 너도 내 말투 듣기 싫어하는게 있듯이 나도 너가 그렇게 말하는게 싫은거야. 마치 내가 어릴 때 내 아버지한테 잔소리 들을 때 그 어떤 말을해도 결론은 아빠가 하고싶던말만 하고 내 의견을 묵살하고 내 의견은 하찮게 여갸졌던 때 같은 기분이 들었어. 너가 잔소리를 줄이고 안하고가 중요한 문제가 아닌거 같어. 너의 그 말대로라면 내가 니 잔소리를 들을 때 그냥 입을 다물고 건성으로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리고 앵무새처럼 “알았어”라고 말하는거랑 다를바가 없을거 같아. 근데 매번 너가 이런일 생길 때마다 나한테 “그냥 알았다고 하고 넘어가”라는 의미가 바로 전문장에서 말한것처럼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리길 바라는 거야? 나도 차라리 그렇게 하는거라면 더 쉬울 것 같지만 또 그렇게 하면 니가 잔소리하는거 하나도 안들어준다고 매번 머라할거 같고 너랑 나랑 동등한데 서로 의견 주고 받는게 너한테 그렇게 힘들일인거니? 너가 우리 부모 세대하고는 달라지고싶은 것은 아연이에대해서만이고 너가 어머니 같지 않게 사는 것만을 말하는거니? 너가 존중받고 니 의견 말하고픈거만큼 내가 내의견 말하는걸로 인해서 서로 조금 다툼이 생기고 얼굴 붉히는건 참기 힘든 일인거야?

[가족. 마누라] [오전 9:41] 내 걱정 한마니가 잔소리로 치부되는 게 싫은 거야. 오래간만에 너 출근하는 거 보니까  머라도 신경 쓴다고 표현해주고 싶어서 한마디 한 건데 그걸 잔소리로 받아치니까 입 다물고 살아야지 싶은 거지.

[낯선 공간] [오전 9:41] 이긍

[낯선공간] [오전 9:41] ㄱ랬구만 그건 내가 잘못했네

[가족. 마누라] [오전 9:42] 서로 다툼이 생기고 얼굴 붉히는 게 좋은 일은 아니지. 아침부터 이러니까 더 참기 힘든 거고.

[낯선 공간] [오전 9:42] 나도 간만에 출근 잔소리 들으니 그게 행복인 줄 모르고 처신 잘못했어

[가족. 마누라] [오전 9:42] 그냥 내가 입 다물고 살면 너랑 다툴 일도 없을 텐데… 매번… 내 입이 화근이다.

[낯선 공간] [오전 9:43] 근데 딱히 잔소리로 들었다보기보다는 나도 니 노파심으로 듣고 시스템적으로 문제없단 걸 말해주고 싶었던 거야.

[가족. 마누라] [오전 9:43] 니가 듣고 싶은 말만 하기에는 내가 아직 훈련이 덜 되었나보다.

[가족. 마누라] [오전 9:44] 내가 암말 안하고 살아도 내가 널 믿어서 그러려니… 해라~

[가족.마누라] [오전 9:44] 적절하게 중도를 지키는 게… 참 어렵다.

[낯선 공간] [오전 9:44] ㅡㅡ

[가족. 마누라] [오전 9:45] 니 건강… 니 앞날… 네가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냐…  너도 나랑 똑같은 어른인데…

[낯선 공간] [오전 9:45] 부모들보다 나아지자면서 중도 지키기 어렵다고 또 저러는거 봐 ㅡㅡ 너두 참…추석 때 말좀 안들었다고 연끊고 사는 아부지랑 다를게 뭐냐.

[낯선 공간] [오전 9:47] 모 아니면 도래…이긍 그래도 니 그래봤자 또 잔소리할거 아니까 이젠 니가 도라고 해도 그러려니 할게 ㅋㅋ

[낯선공간] [오전 9:47] 그건 너나 내가 부모세대보다 나아진 걸 거야 ㅋㅋ

[가족. 마누라] [오전 9:48] 부모들이 나이들어가며 왜 서로 대화가 없어지는지… 이해가 간다.

[가족.마누라] [오전 9:50] 내가 하는 말들은 잔소리로 치부하고 그걸 ‘모’라고 표현하지 마. 나 나름대로의 중도였을지도… 모르니까….

[낯선 공간] [오전 9:58] 힘빼~ 별거 아닌 거로 자꾸 싸움으로 몰고 가지 말고, 난 너의 대항 상대도 쳐부수어야 할 적도 아냐. 나 그러려고 너랑 이런 대화하는 거도 아니고.힘빼~ 별거 아닌거로 자꾸 싸움으로 몰고 가지 말고, 난 너의 대항상대도 처부숴야할 적도 아냐. 나 그럴려고 너랑 이런 대화하는거도 아니구.
너도 니가 나한테서 너가 싫어하던 아버지 모습 보듯이 나도 내가 싫어하던 부모의 모습을 너한테서 가끔 느끼는걸 얘기한것 뿐인것이고 내가 그런 얘기를 한게 너를 화나게 한다면 너도 과거에 나한테 그렇게 발언한게 나를 화나게 하려고 했던 발언이 돼버리니까 내가 그렇게 한 말을 문제 삼지는 말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가 하는 잔소리를 모두 “모”라고 여기진 않아 우리가 싸우고 다투는 그 문제들에 한해서만 국한해서 얘기하던 중이었던걸 자꾸 모든 것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줘.
너랑 나랑 언쟁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는 건 니가 아무리 중도라 생각한 들 그 의견에 내 의견이 반대척점에 놓이는 순간 각자의 의견이 기준의 반대 끝에 놓이는거야. 너도 그게 옳다 여기고 나도 그게 옳다 여기니까 서로 다툼이 되는거고 각자는 그게 옳으니 중도라 생각하는게 당연한거지. 너의 중도와 중간이 다르듯이 나도 그런것이고 그 관점에서의 “모”아니면”도”일 뿐인것이지 우리가 뭔 신이라고 세상 진리에 대해서 “모”니 “도”를 따질 수 있겠어?
니 잔소리건 의견이 다 잘못되었다고 여긴적도 없고 그게 옳지 않다고 여긴적도 별로 없어.
그저 그게 나랑 다를 뿐인거고 니의견과 내의견에 간극이 있으니 그 간극을 줄여보고자 함인거지.

[낯선 공간] [오전 10:03] 네가 나한테서 아버지 모습이 보인다고 할 때 나는 화가나기보다는 심히 챙피하고 쪽팔림을 느꼈어. “아 아직 내가 벗어나지 못했구나. 조심해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혼란스럽지. 네게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너가 나한테 그런 지적을 할 때 대부분의 나는 입을 닫아 버렸을 거야.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했고, 당혹스러웠고 창피했으니까… 물론 니 기억에는 다르게 기억될 거야. 대체로 우리가 싸울 때 그냥 그 상태로 끝나지 않고 거기에 너든 나든 다른 의견을 덧붙이고 싸움은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으니까… 그럼 너나 나는 다른 부분에서 또 화가 난 걸로 또 싸우고 그 감정을 다른 쟁점들에 의해 흥분된 감정에다가 대입하고 덮어 씌우고 기억해왔지.

[낯선 공간] [오전 10:05]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좀 그런 부분들을 좀 더 조심해야 할 거 같아. 너한테 그러라는 거 아니고 난 이런 부분에서 실마리를 좀 잡고 있으니, 네가 나한테 그럴 땐 걸러 듣고, 내가 너한테 그럴 일은 없게 조심해 볼 거야. 너랑 나랑 싸움이 방금 얘기한 문제만으로 심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뭐든 하나씩 찾아서 고친다면 조금씩 더 나아지겠지. 

1. 위 대화를 보고 대화의 방향을 비틀면서 자꾸 비아냥대는 어조의 대화자는 누구인가?
1) 가족.마누라
2) 낯선공간
3) 둘다 똑같다.

2. 위 대화에서 이 싸움을 시작하게 된 원인 제공자는 누구인가?
1) 가족.마누라
2) 낯선공간
3) 둘다 똑같다.

3). 위 대화에서 가장 잘못한 사람은 누구인가?
1) 가족.마누라
2) 낯선공간
3) 둘다 똑같다.

정답 1)3. 2).3.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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